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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라원 시집이 그리워 올려봅니다~

작성자 오밤중
작성일 18-09-20 15:11 | 3,080 |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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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나오던 나라원 시선을 즐겨 읽던 독자입니다.
특이한 제목의 여러 시집들이 아직도 기억에 선~합니다.
추억을 되살려 한 편 옮겨봅니다.


        단식  /  이영

  굶어보는 거다
  하루, 이틀, 사흘
  한 달, 두 달, 세 달,
  허우적이며
  가는 데까지 가 보는 거다
  맥풀린 다리 꺾어져
  쓰러지면 기어가고
  기다가 멈추면 죽음을 지나
  부활의 문을 열고 다시 일어서는 거다
  굶어보는 거다
  안 먹고 살 수 있을 때까지
  이를 악물고
  이 풍성한 세계에
  한 움큼의 배설물도 더하지 않도록
  쉬임 없이 굶어보는 거다
  굶어 보는 거다

            - 이영 시집 『악당 두목이 될래요』(나라원,1996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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